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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필녀 작성일23-05-16 16:56 조회31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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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의 조사를 마치고 3일간 인천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과 38선 너머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금강산, 황해남도의 구월산까지 거치며 한반도의 남부와 중부의 영산을 조사해봤지만 메리아놀의 자취는 찾을 수 없었다.
남은 건 평안북도의 묘향산과 양강도의 백두산뿐이다.
구월산의 이름을 알 수 없는 봉우리에서 구불구불하고 험한 산세를 힘없이 내려다보고 있으니 내 예상이 틀린 건 아닐까 살짝 자괴감이 든다.
미호는 내 고민도 모르고 신난 모습으로 알케마와 함께 구월산 곳곳에 맺힌 봄 열매를 찾아다니며 따먹고 있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미호를 멍하니 보고 있으니 옆에서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 있던 히아리드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날 위로해주었다.
=너무 상심하지 마시지요. 아직 두 곳이 더 남아있고 그곳에 없다 하더라도 다시 아래로 내려가며 살펴보면 될 일입니다.=
“…그게 아니야. 우리나라에 메리아놀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해비의 블로어페치가 말한 힌트는 한국 사람으로서는 우리나라 땅의 특징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으니까. 딴 나라 사람들이 듣기에는 자기 나라일 수도 있잖아?”
=그렇다면 그 다른 나라를 찾으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듣기 좋은 목소리로 걱정할 필요 없다는 듯이 달래주는 히아리드는 내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조금 더 아래로 내 내려 내 뺨을 살짝 어루만진다.
“에휴. 그래.”
짧게 대꾸해주고 보니 좀 무성의하게 대답한 거 같지만 정정해주기에는 기력이 부족하다. 길게 한숨을 내뱉고 있는데 느닷없이 뒷목에 따뜻하고 폭신한 두 개의 살덩어리가 느껴졌다.
“어?”
이 감촉은… 살짝 고개를 돌리니 히아리드가 약간 붉어진 얼굴을 하고 풍만한 가슴골 사이로 내 목을 끌어안고 있었다.
히아리드는 자세를 유지한 채 별말이 없었고 나도 폭신하고 따뜻한 느낌에 조금은 힐링 받는 기분이라 가만히 있었더니 한 장 한 장이 나만큼이나 큰 세 쌍의 하얀 날개가 조심스레 내 몸을 감싸온다.
아. 이거 좋다. 따스하고 포근한 게 꼭 엄마 품에 안겨있는 기분이네.
마치 알을 품는듯한 조심스러운 움직임에서 히아리드의 날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히아리드의 따스한 체온과 깃털의 부드러움에 눈을 감고 마음을 릴렉스하고 있으니 현실에서 날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을 연인들이 생각났다.
……후우.
“히아리드.”
=네.=
“솔직하게 말할게. 난 너희들이 소중해.”
공간 지각으로 주시하고 있는 히아리드의 얼굴에 차츰차츰 기쁨이 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연인들은 더 소중해.”
=…….=
“그렇지만 난 욕심쟁이라 너희들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 너도, 미호도, 암흑이도, 알케마는 물론이고 스케일러들도 모두 다 내꺼야.”
내가 생각해도 재수 없는 말이지만 이게 내 솔직한 본심이다. 그리고 히아리드의 모습에서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히아리드는 전부 받아줄 거란 계산이 들었다.
=마님들의 지위를 뺏을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그저 서하님의 애정을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히아리드는 내 이기적인 욕심을 받아들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히아리드를 돌아보니 히아리드는 전혀 불만이 없는 표정으로 내 눈을 보고 있었다. 나보다 약간 더 큰 키의 히아리드에게 손을 뻗어 뺨을 살짝 만져봤다.
사람과는 다른 말랑말랑한 피부, 실리콘이 체온을 가지고 조금 더 말랑말랑하다면 이런 느낌이려나.
히아리드의 뺨을 잡은 손에 힘을 줘서 살짝 잡아당겨 입술을 겹쳤다. 히아리드의 입술에서는 사람보다 약간 높은 체온이 느껴졌고, 혀로 맛본 히아리드의 타액은 어렸을 때 먹어본 구름과자에서 상쾌함이 추가된듯한 맛이었다.
“그래. 언제까지고 그렇게 있어 줘.”
=……네.=
내게 키스를 받은 히아리드는 양 볼에 홍조가 들며 수줍은 모습으로 대답했다.
세상에는 무수하게 많은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성격과 취향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날 보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자신을 죽이려 한 년을 살려두는 것도 모자라 품에 안다니, 돌았냐고. 예쁘면 모두 용서되는 거냐고.
그런 사람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라면 천사처럼 아름답고 강한 여자가 첫 만남이 좀 살벌했다고 해도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다가오는데 내치고 목을 잘라 죽일 거냐고.
그럴 거라고 대답한다면 그게 바로 당신다운 거다. 그리고 나는 나답게 히아리드를 안을 거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그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던 연인이 사소한 말다툼 끝에 돌변해 적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첫 만남에 서로를 죽이려던 둘이 여러 사건을 겪으며 연인 사이로 발전할 수도 있는 일이다.
물론 싸우게 된 원인이 심각하고 최악의 상황이었다면 그런 로맨스 판타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없기야 하겠지만, 그 심각이란 수준은 개개인에 따라 기준이 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한순간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거지.
현실은 판타지보다 더한 미친 세계니까.
히아리드와 처음 만났던 순간은 누가 나빴다고 하기도 어려웠고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불과했다.
그 싸움의 결과 나는 히아리드를 이겨서 굴복시켰고 승리자의 권한으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세뇌를 했다.
만약 내가 졌다면 결과는 어찌 되었을지 모른다. 높은 확률로 죽었겠지.
…아무튼, 히아리드에게 세뇌로 심어진 거짓된 감정은 시간이 흐르고 여러 가지 일과 진화를 겪으며 어느 순간 진실된 감정으로 변했다.
히아리드는 여러 번에 걸쳐 나에 대한 애정을 어필했다. 그러한 진심이 담긴 행동에 녀석을 단순한 물건 취급하던 내 감정도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최고위 이형종이 되면서 사고방식이 이형종의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히아리드가 계속해서 보내는 신호에 나도 녀석을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물론 인간답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또 나만 바라보는 히아리드니까 좋아하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녀석을 좋아하게 된 원인 중 하나만 빠졌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은 되지 않았으리라.
저 멀리 떨어진 미호와 알케마가 이쪽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걸 확인하고 히아리드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구름 위로 공간 도약을 펼쳤다.
이 이상 이야기 같은 건 필요 없다. 뜨거운 열기가 담긴 눈으로 날 바라보는 히아리드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푸른 공간의 벽을 넓게 펼쳐 내려서고 그 위에 아공간에서 꺼낸 푹신한 매트리스와 이불을 깔아놓은 뒤 히아리드를 눕혔다.
=…….=
여섯 장의 날개와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금발이 푸른색 이불 위로 넓게 퍼진다. 뒤에 일어날 일을 짐작하는지 히아리드는 황금빛 눈동자로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스르륵 눈을 감았다.
가슴 위에 곱게 포개어진 두 손을 벌리게 하고 포커캐슬 풀자 히아리드의 몸을 가리고 있던 옷은 손쉽게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햇빛을 반사한다는 느낌이 들 만큼 투명하고 아름다운 나신이 눈앞에 드러나니 살짝 갈증이 일어난다. 히아리드의 음부를 가리는 손바닥만 한 얇은 천은 내버려 두고 두 손을 뻗어 누워있는데도 형태의 변화가 없는 봉긋한 가슴을 움켜잡아봤다.
한 손에 다 잡히지 않는 풍만한 유방은 내 손가락 사이로 말랑말랑한 살이 삐져나오며 그 압력으로 내 손을 밀어내려 한다.
두어 번 힘을 줘서 만졌을 뿐인데 탄두형 가슴의 끝에 도드라져있는 유두는 어느새 꼿꼿하게 서서 내 시선을 현혹한다.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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